인테리어 디자인 in Canada,US

캐비닛 디자인의 3박자(디자인 / 프로덕션 / 인스톨)

CAKO 2022. 7. 26. 21:51

월요일 아침이다.
곧 생일을 앞두고 있는데... 늙으니.. 여기저기 아픈 곳도 많고, 아침에 눈도 잘 안떠지고 이래저래 힘이 든다. 요즘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일도 많았다. 일이 많기만 하면 좋은데 워낙 복잡하고 촌각을 다투는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리고 회사 생활해본 많은 이들이 극 공감하겠지만..일도 많은데 재수없고 짜증나는 일도 많기도 하다.

프로덕션 현장.. 저기로 가서.. 싸움한판 할라고 저 가운데 있던 매니저에게 갔다. 사장님도 있고 카펜터도 있고 뭐 얘기하나보던데.. 그러거나 말거나.. 거기서 말했다 사무실로 올라와 나 할말있어(맞장뜨자)

캐나다에서 일을 하고 감칠맛 나게 한국말로 딱딱 받아치면 좋은 상황에도 리즈너블한 영어로 대답을 해야해서 이곳에서 참 사람이 온건해졌었다. 하지만 제버릇 개주지 못하고 이제 좀 영어가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따박따박 말대답도 잘하고 있다. 그리고 영어로 유창하게 말을 못하느니, 참게도 되어 졸지에 신중한 사람이 되는 장점도 있다. 한국말이면 말하고 생각했는데 영어로 해야 하니까 대부분 생각을 먼저하고 말을 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급하고 불같은 내 성격을 고치지 못하고 한번은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나의 독백, 신세한탄, 서툰 복수전(?)-신세한탄 부분이라서 이 부분은 스킵해도 되고.. 굳이 끼워 맞추자면 어떤...연결고리? 당위성 같은거? )
프로덕션 매니저가 클라이언트 오더가 너무 어려우니까 마치 내가 클라이언트의 끄나풀이라도 되는듯이 다그치길래. 내가 목소리 딱 깔면서..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내가 그동안 말도 일도 익숙치 않아서, 일단 되고 보자는 심정으로 일을 처리 해왔는데... 클라이언트의 그지같은 주문을 그나마 도면으로 이렇게 자세하고 친절히 해줘도 니가 만족을 못하니... 우리 서로 누가 적군이고 아군인지는 구분을 하고 일을 하는게 앞으로 충돌없이 진행이 될 것 같다. 나는 도면에 한 Line도 내가 책임질 수 없는 라인 그리고 싶지 않고, 너한테 일일이 다 상의를 해왔는데.. 어떤 프로세스를 더더더더더더더더 원하는지 말해주면 해주겠고, 의미없는 불만이라면 클라이언트에게 말할걸 적으면 내가 고대로 전해주겠다. 이런식의 의미없는 논쟁은 우리 사이에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시간낭비처럼 느껴진다.

하니.. 나를 쳐다보는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알고 있었다.
한국말로 통역을 하자면,
" 자꾸 짜증나게 하면 나도 가만히 안 있겠다." 사람사는 세상인데.. 백인이건 흑인이건 상관없이.관계는 Interaction아닌가. 욕도 안했는데 욕을 한바가지 얻은 표정이 되었다. 원하던 대로 전달이 되었나보다. 이새끼 자꾸 까불래? 요런 느낌이 딱 전달되기 바랐는데..
프로덕션 매니저가 말하기를..

내가 너한테 화난게 아니고, 이 상황이 말이야... 항상 저 클라이언트도 그렇고... 영업에서 일을 따는 것도 그렇고, 노멀한게 없다보니.. 오해했다면 미안하다

그날 방언처럼 터진 나의 화려한 영어는 내 심장을 뛰게 하고 나는 그동안 묻혀온 나의 울분을 한마디로 응축해서 뽑아냈다.
내가..영어가 좀 미숙해서 다행인줄 알아. 내가 영어 좀 더 잘했으면 너네 인생 고단해졌을 거야.. ; Just thank for my bad English, If I were more fluent, your life would be even tougher than now.
외국 사람들은 위에 내가 말한 것 같은 직접적인(Straighforward) 화법은 이들에게는 신천지라고 한다. 오랜 직장생활로 뼈가 굵은 남편에 의하면 니네 회사 사람들 착하다고.. 맞는 말이라도 아끼는게 직장 생활인데..그렇게 무섭게까지 말할 이유가 있었냐. 너는 맞는 말을 잘 하기는 하는데.. 쫌 지나치다고. 니가 내 부하직원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나를 나무랐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그날 내 심장은 요동을 치고 있었다. 할말 하고 살아야지. 이러다 병나.
뭐 막상...조폭처럼 겁을 잔뜩 줘서 그랬나..얘가 너무 바빠서 미쳤는갑다 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쫌.. 변했다. 훨씬 삶은 편해졌고 쓸데없는 신경전도 없어졌다. 솔직히 내가 클라이언트한테 총대매고 딜하는 것도 많고, 나도 중간에서 힘든 일이 너무 많다.
(업무 부분- 디자인 / 제작 / 인스톨러.. 그 사이 어딘가쯤 나)

1. 디자인

건축가에게서 대부분의 디자인 레이아웃이 나온다. 그 레이아웃으로 가격도 제작도 결정이 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주, 스토리지 룸(Storage Room)에 캐비닛을 넣고 싶어하는 손님에게 캐비닛을 넣어주었다.
사실 여기부터가 아주 애매한 나의 잡이 시작된다. 그림도 다 됐고 해달란걸 다해주고 나면... 간단한 건데 이상하게 뜸을 들일 때가 있다. 여우같은 새끼들.. 뭐있어 뭐 있다고.. 발로 그려도 될 그림을그려줬는데..이걸 보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예를 들면 요런거. 별거 아닌데 ' 아 이새끼..또 시작이네.. 이런 생각이 든다.. 왜냐면..
첫번째. 원래 이 캐비닛은 값을 깎으려고 월캐비닛을 천장까지 뻗게 해달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천장은 완전히 스트레잇하지 않기 때문에 갭을 두는데 그것까지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저 위의 빨간 줄 하나가..크라운은 아니라도 캐비닛 위에 페이샤를 둘러달라는 의미.. 그리고 카운터탑을 나무로 우리한테 해달라는 뜻... 게다가.. 월캐비닛이 아니고 이제 카운터탑까지 쭉 뻗은 긴 캐비닛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 돈도 더 안주고.. 그리고 옥른쪽에 있는 엘리베이션에는...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메일 박스 위에 저렇게 캐비닛을 넣어달라는건데.. 써포트도 없이..저게 저렇게 서나... 그러니..유러피안 아니고 페이스프레임으로 만들어 달라고 저런 무책임한 라인을 막 그린거다.. 힌지 라인까지 분리해가며..
그냥 캐비닛 하나 추가가 된 것 같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뭐 내돈은 아니지만... 번번히 이러면 정말 얄미워 죽겠다. 작은 일에도 이러니..좀 더 큰 잡에는 어땠겠나. 나도 이렇게 빡빡한 사람이 아닌데 번번히 이러니까 속보이고 재수가 없어 죽겠다. 진짜.
적어도 저 추가된 캐비닛과 필러정도는 돈을 받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말을 했는데...지켜보겠다. 새로운 체인지 오더 인보이스가 발송되길 바라는 심정.

2. 프로덕션 사이드 (카펜터, CNC머신 담당자)

디자인이 완료되면 그때 부터는 프로덕션을 위해 작업을 준비한다. 도면이 나오면 내 도면 셋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은 소수이다. 프로덕션의 리더들만 도면을 가질 수 있다. 나머지는 서랍이나 문 사이즈를 엑셀로 만든 표로 주고 필러(filler)랄지 패널같은 피스들을 주면 그들은 그걸 가지고 박스나 캐비닛 박스를 위한 피스(Piece)들을 만든다.

 

이 참조 이미지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는 모르겠지만 이건 우리 회사에서 만든 작업 페이퍼일 뿐이지만 요즘은 CNC머신이 자동으로 이런 페이지들을 생성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제너레잇된(Generate)된 모든 숫자의 의미를 내가 알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엑셀로 기본 포맷을 만들어둔건데 좀더 내 일을 줄여주는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기는 했지만... 이런 저런이유로 아직은 성사되지 못했는데..이렇게 수동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목재들 제작과정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져서 솔직히 경력이 부족했던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제작에 관여를 하다보니, 매터리얼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하드웨어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을 하게 되다보니, 디자인에도 큰 도움을 받는다. 간단하게는 뭘 물어봐도 사전 지식에 베이스해서 판단도 빨라지고 뭐랄까...좀 있어보인다 해야하나...베이스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 설득력도 있고...어쨌거나 있어보인다. 뭐가 됐든 도면에 오차가 없어질 수만 있다면 뭐라도 해야한다.

인스톨러

모든 제작이 끝나고 공사를 한다. 우리 말로 작업반장님이라고 한다.
우리 사장님은 인스톨러이자 디자이너이자 카펜터이다. 만능이기는 한데... 아무래도 미국 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시다보니 제작을 할 때 인스톨이 편하도록 제작하도록 요구하실 때가 많다. 나도 인스톨 편의를 돕기 위해 많은 서비스 페이지를 제공하지만 우리처럼 복잡하고 세밀한 작업이 많은 일의 경우, 아무리 주의를 주고 부탁을 해도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도면을 보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생기곤 해서 페이지도 더 자세하면서, 한 눈에 보이기도 해야한다. 그리고 제작 과정에서 나무를 손질하거나 자를 때도 인스톨을 항상 고려해야 하고 대부분 일치 할 때가 많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아서 막판에 제작 방법을 바꾸기도 한다. (이 부분은 실전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좀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미흡한 설명 이해 바람)

저 아래  Blow up 이미지는 인스톨러들이 필러를 넣는 방법이다. 페이스프레임처럼 보이는 유러피안 스타일 캐비닛이어서 너무 다양한 필러가 들어가서 아무리 분리를 해서 줘도 자꾸 물어보고 틀려서 저런식으로 도움 페이지를 만들었는데..그들이 아주 좋아했고 나는 짜증이 났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아니었지만 이런 디자인 다시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캐비닛이 그 룸으로 안전하게 이동하고 설치가 어떻게 되는지 생각하는 디자인을 해야한다.

그건 내가 거의 계획을 하는데 이게 정말 중요하다. 아무리 방이 넓어도 그 룸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좁다면 캐비닛 피스 조립을 나눠서 할 수 있게끔 하고, 처음부터 완제품으로 보내는 것은 금물이다.
예를 들어 2층에 있는 미디어 룸의 경우 큰 빌트인이 많이 들어가는데 Seam(나무가 이어진 이음새)도 아무데나 보여서도 안되고 큰 피스를 요구했을 때 어떻게 그 긴 피스가 그 룸에 안전하게 잘 들어가느냐를 계획해야 하는데 무턱대고 그 룸만 보고 디자인을 했다가는 방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다시 제작하는 일이 있다. 그래서 제작전에 꼭 고민을 하고 디자인을 결정한다. (내가 이런거 쫌 잘하는데... 쉽게 인정 받는..팁이랄까..) 실질적으로 정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디자이너의 노련함을 딱 보여주는 왠지 내공있는 안목같은 느낌을 준다. 꼭 잘난척하려고 이런걸 고민하는건 아니고..어쨌든...여러가지 세심함이 일의 업적을 보여주긴 하는데..이건 정말 꿀팁중의 꿀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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