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 Canada

캐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취업 썰(임금협상과 나에게 맞는 포지션 고르기) -1

CAKO 2022. 5. 8. 23:01

두 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세 번째 직장을 찾을 때 사실 이전보다는 약간 여유가 있기는 했었다. 그래도 어딘가에서는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와야 정상인데.. 연락이 전혀 오지 않았다. 이력서를 여기 저기 내고 2주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아무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으니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전 포스트에 이런저런 두 번의 슬픈 이직 이야기를 적었지만 어쨌든 두군데에서 추천장을 받았기 때문에 짧은 경력이지만 어딘가에서는 연락이 오리라고 생각을 했는데..연락이 오지 않으니..어찌된건가 싶었다.
그러다가 연락이 어느날부터인가 연락이 오기 시작을 했다. 캐비네트리 회사 위주로 내긴 했지만 인테리어 디자이너 직종도 내기는 했다. 어디라도 좀 이제는 일답고 팬시한 직장에 가고 싶은 생각도 했다. 돈도 더 받고 싶었다.
예전에는 얼마를 주던 무조건 일하겠다 이런 헝그리 정신이 좀 있었는데 세번째에는 살짝 배짱도 생기고, 이것저것 면접 연락도 안오고 있는 주제에 아무 준비없이 담담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급여에 대해 물어본다면 이번에는 절대로 주는대로 받겠다는 허망한 말은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싸게 부른다고 뽑히는 것도 아니고 뽑으려면 내가 요구한 금액에서 타협하려고 하지 그게 나를 안뽑는 이유가 되지는 않을 테니까. 대단한 경력직도 아닌데 그거가지고 짜게 구는데는 알만한데니 안되도 아쉬울거 없다.


공고가 난 곳은 어지간히 이력서를 다 냈는데...정말 아........무 곳에서도 연락이 없자..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주는대로 받는다고 할까 그냥??? 하지만 칼을 뽑았으니 두부라도 자르자..어쨌든 기다리는 것 밖에 도리는 없고.. 실업급여를 야금야금 받으면서 기다려보자.. 한국에 한번 다녀오라는 사인인건가.. 생각도 해보고...

지금 하는 직장들에 이야기는 내가 여기저기 여러군데 합격이 되었다는 무용담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정이 있기는 했지만 짧은 시간 이직을 한번 해서 두번의 직장을 거쳤고 젊지 않은 나이에 이직을 하려면 심사숙고 해야하기에 인테리어 디자인 업무에도 여러가지 길이 있고 어떤 성격의 일들이 있는지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직장은..사람보고 선택하는 소개팅이 아니라 내 경력을 쌓는 중요한 순간인데 이제 나는 더 낭비할 시간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하루에 몇군데씩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연락이 아무데도 안올때 남편은 위로를 했다. 남편 말에 의하면 휴가철이라(7월부터 이력서를 냈다.) 연락이 없는것 같다고 하고...나는 휴가철이면 다녀오면 일할 사람이 없는데 그럴리가 있냐..공석이 있으면 휴가고 뭐고 구하고 봐야지..라면서 말대답을 또박또박 했다. (좌절할 때 옆에서 위로 안 먹히는 곤조있는 스타일)
집이 벌링턴인데.. 놀스욕에서도 연락이 오고..(남편한테 욕을 먹었다. 정신이 있는거냐 없는거냐. 차로 45분인데 막히면 얼마나 걸릴지 생각이나 해봤냐 거기 하이웨이 최악이다. 지금 집을 올해 샀는데 이사도 못갈거고 근처에서 알아봐야지..잔소리 대박) 홈디포에서도 연락이 왔다. 근처 홈디포하고..마캄 홈디포에서는 두번이나..마캄은 왜 냈는지 모르겠다. 한시간 거리..오죽 답답했으면...

키친, 배쓰 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 포지션-홈디포

홈디포는 사실 오픈된 스페이스에 책상이 있어서 그게 마음에 걸리긴 했는데 홈디포 디자이너 경력이 그래도 초봉이 낮은 반면, 여러가지 베테핏이 나쁘지 않고, 각종 매터리얼이나, 모든 과정을 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이직 시에 아주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눈 딱 감고 2,3 년 버티리라 하는 마음을 품기도 했다. 주황앞치마 두르면 그만이지 싶고... 약간 가준다고 거만하게 생각했는데.. 연락도 오래 안오고...내가 마지막에 지금 다니는 회사에 다니기로 결정한 후에 두 군데 홈디포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그전에 왔으면 급여를 더 적게 주는데도 여기 갔을 것 같다. 그런데 돌아보면 안가길 잘했다. 홈디포가 더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 회사가 더 나으니까.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하고 캐비닛 디자이너) - 이케아 외주업체

이케아 캐비닛 제작 외주 회사도 취업이 되었는데..이케아에서 주문을 받은 후 방문해서 클라이언트 집을 재고 디자인 하는 거였는데..처음에 시작하는 걸로는 나쁘지 않아보였다. 외근이 많은게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베네핏도 좋고 주유비 빵빵하고..급여도 어지간했는데...방랑자 같은 느낌... 제작에 관여할 수도 없고... 왠지 허술한 영업사원 느낌이 들었다. 몇번이나 연락이 왔지만 거절을 했다. 미국에도 온타리오 전역에 지사가 있다고 했지만...전역에 있기만 하고 정말 별로인 하청업체 같았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포지션인데..시공빼고 디자인부터 메저부터 할건 다하는데..실권 가지기 힘든...묘한 곳..

인테리어 디자이너(캐비닛, 퍼니처, 토탈 홈 인테리어)

그리고 가장 내 마음을 흔들었던 곳은 토론토 다운타운 중간에 있는 이태리 전문 하이엔드 캐비닛 회사. 가구도 파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고급 브랜드였다. 사무실도 얼마나 멋지던지, 정말 홀딱 마음이 갔다. 커피한잔 사들고 높은 구두를 신고 유리벽있는 책상에서 근무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정말 좋았다. 큰 이태리 가구 매장을 끼고 있고 쇼룸을 크게 끼고 있다보니 인테리어가 어마어마 했고 회사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았다. 면접을 보는데 그들이 말했다. 우리 쇼룸 들어오는 사람들은 그냥 들어왔다 나가는 사람들이 아니다 들어오면 적어도 10만불 이상을 그냥 쓰고 나가는 사람들이라서 고객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고객관리하는 직원은 따로 있지만...캐비닛은 모두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오고 이곳에서 제작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모든 하드웨어며 제품들이 다 물건너온다고.. 그 말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포지션이라는 건데, 레이아웃을 대강 짜서 그곳에서 판매하는 가구와 캐비닛을 클라이언트 집에 배열하는 일인데 캐드보다 3D, 일러스트, 포토샵이 굉장히 중요해보였다. 옷도 멋지게 입고 사무실 끝내주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포지션
다시 생각해보니 빛좋은 개살구 아닌가.. 자기들이 물건을 팔고 그걸 나한테 주면 배열을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캐비닛 디자이너도 결국 빌더들에 요구에 따라 하지 내가 마음대로 디자인하고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건 뭐랄까 그것보다 10배는 더 휘둘려야 하는 일인 것 같았다. 캐비닛을 가구처럼 판매하는 느낌이 더욱 강했다. 이미 판매가 된 상태로 내가 예쁘게 꾸며서 클라이언트에게 주는 일..

캐비닛 디자이너1

놀스욕에 있는 캐비닛 회사는 정말 공장 중간에 자리하고 있었고, 작은 캐비닛 공장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캐비닛 회사였다. 시니어로 고용을 하고 싶다고 했다. 베네핏도 나쁘지 않았고, 프로덕션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하고..사장님 부부가..이탈리아 사람들이었는데 캐비닛은 장인정신이 살아있는 듯 했다. 공장을 보여주면서 꼼꼼히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연락이 왔는데 남편의 반대가 너무 심했다. 여유있게 생각하고 다시 다른데로 지원하라고,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사는 곳에서 그나마 10분이라도 줄일 수 있는 유료 고속도로비를 지원해줄테니 다닐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그들도 내 주소가 신경이 쓰였나보다. 그래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가자마자 시니어 찍어준다고 하고..(호칭이 너무 끌렸다. 나 시니어야..이러면 폼나잖아) 사무실은 구리구리했지만 책상도 시니어답게 널찍하고 컸고... 솔직히 캐비닛 회사가 사무실 예쁘고 좋다고 좋지는 않다. 그만큼 손님응대가 많다는 뜻이고...공장을 끼고 있지 않은데는 그렇게 비전이 있지는 않다. 식당하는데 요리사 계속 고용해야 하면 좀 그렇지 않은가. 사장이 비법을 가지고 있어야지..

인테리어 데코레이터

웨스트엠(West Elm)이나 크레이트 엔 배럴(Crate and Barrel)같은 곳이다. 하지만 체인이 그들같이 많지 않아서 그렇게 큰 곳인 지는 몰랐다. 다른 나라에 체인이 있고 그런건 아닌데 토론토에는 여러개가 있는 모양이었다. 홈인테리어를 위한 모든 것이 있고 클라이언트한테 프로포절을 해서 토탈 인테리어를 하기도 하지만 리테일 샵의 성격이 강해서 샵 인테리어 등 컨셉을 잡는 일이었다. 캐나다, 미국 등 북미에서 인기있는 직업 홈 데코리이터였다. 나랑 딱 맞는 직업.
이곳은 나는 취업되지 않았다. 인터뷰 오퍼가 왔는데 다른 곳과 겹쳐서 시간을 옮겨 달라고 했더니 씹혔다. 다른 곳과 겹쳤다고는 말하지 않고 시간을 옮길 수 없냐고 했는데... 씹혔다. 뭐 대단한 곳이었나보다. 감히 니가 나를 거절해 이런? 어차피 나와 어울리지 않는 곳이니...이곳도 젊은 느낌 물씬 나는 다운타운 어느 곳이었는데..나중에 그곳을 지나게 되었는데...뭐 예쁘더라.

캐비닛 디자이너2

미시사가에 있었다. 중국사람이 하는 회사였다. 쇼룸을 가지고 있었고 그때까지 내가 제일 자신있던 프로그램 디자인2020 프로그램으로 일을 했다. 사실..중국 사람, 홍콩 사람들하고 이전에 짧게 일해본 경험이 있는데..어느정도 연륜이 쌓이기 전까지 한국사람들에게 대우도 좋지않고 이런저런 차별들이 있어서...거기 분위기도 그다지 다르지 않아보이긴 했는데 가장 자신있는 프로그램을 쓰는 곳이고 위치도 좋았다. 회사 규모도 적당해보였고 그냥 나 정도 실력으로 이겨낼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자꾸 급여를 더 싸게 주려고 하고 시간을 좀 조정해서 주 40시간을 안채우고 일을 시키려고 해서 처음에야 어느정도 조건을 맞추어 줄수도 있겠지만 곧 피곤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도 보자고 하고..시험을 보기는 했는데.. 난 초반에 도면 파악하는데 시간을 좀 보내는 편이라 좀 시간이 걸렸다. 떨리기도 했고.. 연락이 한참을 지나도 오지 않았다. 서로 별로였던 것 같다. 그리고나서 한참이나 후에 연락이 왔다. 내가 새 직장을 시작하고 나서..아마 누가 들어왔다가 순식간에 나가고 내생각이 났었나본데 더 일찍 연락이 왔었어도 안갔을 것 같다.

캐비닛 디자이너3

캐비닛 회사인데 해밀턴에 있다고 했다. 해밀턴이면 우리집에서 30분이 걸리고 역트래픽(오전에 해밀턴에서 토론토로 가는 차가 막히고..나와는 반대)이라 차는 막히지 않는다. 하지만..온타리오 호수를 건너가야 하는데...다운타운 쪽 삐까뻔쩍한데서 나도 이제 멋내고 커리어우먼으로 캐나다에서 직장 다니나 했는데..회사로 가면 갈수록 심심하고 심심한데로 이끄는 것이었다. 회사에 도착을 했는데 건물은 큰데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고.. 들어가니..사무실은 공장 중간에 요새처럼 붕 떠있었다. (떠있지는 않았지만 그정도로 삭막했다는 이야기) 면접 사무실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매니저가 자기 책상 건너편에 의자를 하나 펴주었다. 그러더니 사장님이라면서 왠 보조의자를 가지고 와서 그 옆에 앉았다. 포지션도 알려주지 않고 그냥 그림만 그려주면 된다고 했다. 디자이너인가 드래프터인가...그런데...조건이 나쁘지 않고...사실 보니 사장이고 매니저들이고 간에 시간이 지나고보니 호칭이고 뭐고 신경 안쓰고 모두가 노예되어 일하는 사람들. 너무 삭막해 너무 삭막해..
어쨌거나..몇주동안 파리날리더니..갑자기 선택의 기회가 생겼다. 대단한 회사들이 오퍼를 넣어주는 그런 행복한 헤드헌팅의 고민은 아니었지만..40이 넘은 나이에 이제는 그만 건너뛰고 몇년간은 죽은듯이 경력을 쌓아가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선것이다. 이제 슬픈 사연은 그만..나도 이제 자리 좀 잡고 싶었다.

- 다음 관문 스토리는 다음편에 계속

https://designer-cako.tistory.com/143

캐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취업-2 (후반부 간증있음)

그래서..여차저차해서 지금 직장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초라한 사무실.. 의자를 꺼내주기는 하는데...영...좁기도 하고..유리벽 사무실에 큰 애플 컴퓨터가 눈에 삼삼했다. 이건..너무 비교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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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쉬운 도전-인테리어디자이너(1)

Q1. 관련 전공을 꼭 해야하나? Answer : NO or YES 관련 전공을 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두말하면 잔소리지. 하지만 나는 문과대를 나왔고 이과는 전혀 나와 상관이 없다고 40살이 넘을때까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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