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 Canada

캐나다 40세 이후 취업-엔지니어(1)

CAKO 2022. 3. 12. 01:45

남편은 캐나다에 45세가 넘어서 왔다.(캐나다 나이)
사람만나기를 그렇게 즐기는 편도 아니어서 장사가 맞을 리도 없는데다가, 아쉬운 소리는 할줄도 몰라서 손해보기 딱 적당하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업을 할 여유돈도 없었다.

회사는 많은데.. 왜 우리가 갈 데는 없냐고 빼곡한 빌딩숲을 지날 때 수없이 불평했었다 우리 자리 어딨는거야??


자기 말로는 어디가서 육체 노동이라도 하겠다고 하지만 솔직히 이곳에도 있어보니 육체 노동이 말이 육체 노동이지 경험 없으면 거들떠도 봐주지 않는다.
한국에서 토목공학과를 나와서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20년 조금 넘게 일을 했고, 이 경험으로 이력서를 내면 어떨까 했지만 당시에는 언어가 너무 큰 장벽이었다. 한국에서도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잘 하는 사람들이 요즘에 지천에 깔렸지만 그건 남이야기고 우리는 평생 자막 미드와 영화만 본 사람들이라 영어라면 후진 발음도 발음이지만 빠른 영어를 알아듣기도 쉽지 않았다. 심지어 사람 만날 기호도 없어서 영어가 늘 리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전화 영어 해보면, 맨날 농담 따먹기만 하고 막상 필요할때는 입도 뻥끗 못하고 집에 와서 아.. 아까 그거 말할걸..이러고 온다.
그래서 어린애들하고 공부하기 어렵겠지만 신규이민자에게 학비 혜택이 있으니 학비가 면제되는 이름도 모르는 학교라도 건축이건 토목이건 남편이 내고 싶은 직장에서 거들떠 봐주기라도 할만한 현지 학교를 졸업을 하라고 했다.
이 나이에 어떻게 학교를 가냐고, 내가 시간이 어딨냐고, 빨리 한푼이라도 벌어야지..하면서 무척 고민을 했는데 일단 어차피 지금 취업이 되고 있는것도 아니고 하니, 학교를 다니겠다고 했다. 일년 반짜리 코스였다. 학비는 졸업후에 조금씩 갚아나갈 수 있고(지금 갚아나가고 있는데 매달 50불 정도 갚고 있다. 정말 이자율도 낮고, 더 많이 갚고 싶어도 그럴수도 없다.) 책이며 모든게 다 나왔고 놀고 있는 동안 생활비도 1000불 정도나 나왔기 때문에 어차피 다른데 가서 낮은 임금으로 일해도 거기서 거기니까 일단 학교를 다니라고 하니, 마지못해 다니겠다고 하고 물귀신처럼 나까지 공부를 시켜서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전공 이름은 'Residential/Commercial Drafting'
엔지니어링 쪽은 컬리지 이상으로 2년 이상 해야하는 점도 있었고, 정말 여기서 이런 관련 학교 나왔다고 연결하면서 경력으로 밀 생각이어서 가능한한 짧고 경제적인 부담이 없는 쪽으로 시작을 했다. 주로 캐드를 했는데 나중에 취업을 하거나 자격증을 딸 때 필요한 거의 모든 크레딧이 이 학과에 들어가 있어서 좋은 점이 많은 전공이었다. 남편은 국책 사업을 많이 해왔는데 에스티메이팅(Estiating) 쪽이었다. 버짓(budget) 책정을 하고 점검하고 했기 때문에 사실 드래프팅 쪽은 거의 할 일이 없었는데 이곳에 처음 들어왔으니 Entry Level로 겸손하게 시작을 할 생각이었다. 일단 캐드(Autocad)는 기본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캐드와 레빗을 다시 공부하고 자기도 새로 알게 된게 많아졌다고 했다. 남편 말로는 그때는 긴가 민가 시작했는데 대단한 직업은 아니어도, 자기처럼 수완 없는 사람이 남의 나라 와서 직장 생활하며 밥벌이라도 하는건 정말 이 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졸업이 가까워지니 다시 취업을 고민하며 이력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이전 경력을 모두 집어넣었다. 하지만 워낙 경력이 많다보니, 사족이 되는 경력도 지우고 최대한 간결한 이력서를 썼다. 캐나다에서 나이를 한국처럼 보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나이를 많이 보여주게 되면, 플러스는 아니니까 적어도.
사실 프로그램이나 업무에 관해서는 한국에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커버할 수가 있는데 역시나 가장 큰 장벽은 영어였다. 영어영어영어영어.. 급한데 공부도 안되고 하긴 하는데 늘지도 않았다.
영어의 가장 큰 선생님은.. 모욕과 굴욕인데.. 학교에서는 답답하긴 해도 모욕이나 굴욕의 수준까지 가지는 않았고, 내돈주고 배우는 영어 과외 선생님은 계속 격려만 해대니 단기간에 면접도 봐야 하는 우리에게는 극약처방이나 운빨이 필요했다. 인터넷에서 인터뷰 질문 100개정도를 뽑아서 그냥 주구장창 외우고 전화 영어 선생님한테는 그걸 주고 그중에 아무거나 찍어서 물어봐달라고 했다. 계속 그들이 가져오는 그날그날의 대화로는 부족해서 질문지를 미리주고 랜덤으로 나를 인터뷰 하라고 하고 매일 연습을 했다.
인터뷰 연락이 왔다. 엔지니어링의 경우 인터뷰도 보지만 기술 시험을 볼 때가 많다. 사실 언어가 딸리는 상황에서 기술시험은 어쩌면 득이 되기도 한다. 기술시험 시간은 한시간 반 정도, 인테리어의 경우 실기를 잘 보지는 않는데, 나도 실기 시험(?)을 본적이 있다. 하지만 캐드 도면 뽑는 게 회사마다 방식이 다른데, 그쪽에서 설정한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어쨌거나 남편은 한시간 반 시험을 봤는데 컴퓨터에 문제가 있어서 30분을 허비하기 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꼼꼼한 성격이고 시험을 혼신을 다해서 봤는지 시험을 내고 집에 가려는데 십분 있다가 본사에서 면접을 내일 볼 수 있겠냐고 해서, 다음날 본사 면접을 봤다. 처음에 면접 본곳은 토론토 외곽 쪽이었다. 그런데 본사에서 면접을 보자고 하고 사장님은 이민온지 얼마 안되었냐고 물으시면서 처음에 자리잡기는 본사쪽이 더 좋으니까 이쪽에서 일을 시작해보라고 하셔서 옥빌(Oakville)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이를 면접에서 묻지는 않았지만 아이나이, 경력을 대강 설명하면서 대강 나이는 탄로나게 되었다.
엔지니어링은 범위가 무척 넓은데, 남편이 하는 일은 통신관련..쉽게 말해 전봇대 설계라 해야하나.. 어쨌든 도시계획의 초반 단계에 인프라 구성을 위한 파트였는데, 남편이 좋아하는 일은 아니었다. 전기쪽을 했던 건 아니라서 전기 책도 다시 보고 설계 때문에 초반에 공부를 많이 했다. 전기 관련 전공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회의 할 때 매번 외나무 다리를 걷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매번 회의를 녹음해서 나한테 그걸 보내고 들어보라고 한적도 여러번이었다. 혹시 놓치는 건 아닐까 걱정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회사근처에서 자취를 했었다. 혹시 잘리면 다시 돌아가야 하지 않겠냐고 3개월을 회사 앞에서 자취를 하다가 이개월 쯤 되니까 집을 알아봤다고 이사를 하자 해서 토론토로 이사오게 되었다.
이 일을 하고 4년이 넘었는데, 이직을 한번도 고민을 하지 않았던건 아니었다. 전기쪽 엔지니어링 설계가 맞지도 않았고 세상 재미없다고 하면서, 훈련이 필요한 직종이고, 이제 이쪽으로 경력이 생겼는데 다른 쪽으로 옮기는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하다가 기회가 왔는데 일단은 머무르기고 하고 일을 계속 하는 중이다.
한국에서 하던 일을 이곳에서도 하게 되었다고 하면, 그전에 영어는 잘했는지, 아니면 대단한 경력은 있는지, 유학 경력은 있는지 많이들 물어본다. 수많은 고민도 있었고 노력도 했고, 운도 좋았다. 누구나 다 된다고 이 짧은 경력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동종 직장을 찾는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거의 모든 사람아니고 모든 사람이. 그리고 우리가 직장을 얻었을 때, 45세가 넘어서 와서 그렇게 직장을 얻으신 분은 처음 본다고 말하는 것도 많이 들었다. 조금만 빨리 알았으면 우리도 좀 알아볼걸..아쉬워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력서 썼던 경험이나 우리가 이곳에서 준비한 걸 좀 적어보았다. 완전 다른 일을 하고 싶다거나 나이가 젋으면 뭐라도 할수 있겠지만 40이 넘고 나면 모두 움추러 들지 않을까? 우리처럼. 40이 넘어서 힘들다고 몇년 젊었으면 나 했을텐데...할 수 있지만 45세가 넘어서 다시 시작하고 자신감을 얻게 된 남편을 보니, 그래도 관심이 있다면 안되는 일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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