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 Canada

두번째 해고-캐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CAKO 2022. 1. 18. 22:15

첫번째 직장은 고용이 된 것도 기적같은 일이었는데 그래도 그나마 거기서 3달 정도를 일을 했기때문에 그거라도 경력이 되어서 다음 직장은 면접 전화가 좀 더 많이 왔었다. 설움은 많이 받았지만 첫직장에서 감사하게도 추천장(Reference Letter)을 써줬기 때문에 그것도 내 포트폴리오에 넣었었다. 어차피 주니어 디자이너로 들어가는 거였고 추천장도 있는 애이니 뒷탈도 없을 것 같아서 이야기나 한번 해보자 하는 거겠지.
나중에 보니 디자인 지원을 하는데도 이렇게 정성스레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나름대로 했던 일들을 함께 넣고 추천장과 함께 드로잉과 하드웨어 준비 한것 등을 편집해서 PDF로 만들어서 이력서와 함께 보냈는데 그게 나는 나이많고 경력없는 내가 첫직장의 관문을 뚫은 비법이 아니었나 한다.
어쨌건 두번째 직장은 생각보다 쉽게 단번에 취업이 되어서 중간에 브레이크 없이 거의 일주일만에 출근을 했고 첫 직장에서는 다시 일해달라고 연락이 뒤늦게 왔지만 취업이 되었다고 하고 거절하는 쾌감을 누릴 수 있었다.
그래도 욱하는 성질 안부리고 돈받고 공부한다 생각하고 몇달을 성질 다 죽이고 살았던 댓가였다고 생각한다.

눈물의 첫번째 직장 Reference letter

두번째 직장도 역시 아주 작은 규모의 회사였다. 그래도 공장을 끼고 있어서 프로덕션을 모두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사장 부부가 아내가 영업이나 모든 프로덕션 서포트를 하고 사장남편은 인스톨을 하는 전형적인 작은 규모의 회사였다. 회사가 막 자라고 있던 참이었던 것 같다. 시니어 디자이너는 고기 잡으며 누리며 살고 싶다고 회사에서 세시간 거리로 이사를 가고 일주일에 한두번만 나와서 일을 처리하고 주로 집에서 일을 다 해서 보내는 상황이었다. 상주 디자이너가 필요했나보다. 넓은 시니어 디자이너의 자리는 텅텅 비어있는데 나는 좁은 자리에서 고군분투했다. 여자 사장은 내가 가니 적적하던 차에 위로가 됐는지 잘해주기도 하고 이것저것 가르쳐 주었다.
아무래도 사장인지라 내가 모든 걸 알고 진행 하는게 자기도 마음이 편했는지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고 잡다구리 하긴 했지만 그러는 동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한 한달이 지났나.. 시니어 디자이너는 사람은 똑똑하고 나쁘지 않았는데 그닥 열심이 없었다. 자잘한 일 넣어주면 내가 이런거까지 해야돼? 이런식이라.. 여튼 궂은 일 다 하는 내가 필요했나부다. 그런데 이 사장이 정직하지가 않고 손님을 가리는거다. 프로젝트가 작거나 하면 거짓말하고 일도 제대로 안해주고 나는 직원인데도 이래도 되나 싶을때가 많았다. 그런데도 그때 마침 회사가 막 뜨고 있었던건지 회사는 쇼룸도 정비하고 사장부부는 여행도 가고 차도 바꾸고 막 그러긴했다. 캐나다는 돈벌기 쉽구나 했는데..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몇달이 지나니 손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맨날 거짓말만 시키더니 나라도 이런데 일을 안맡길거 같았다. 하지만 그나마 이 물에서 좀 크다 싶은데는 절절 기는데 그런 거래처가 오면 급하게 나한테 스타벅스 가서 커피좀 사다달라고 부탁을 하기까지 했다. 참내 다 늙어서 커피심부름도... 뭐 미안하다잖아미안하다잖아....아놔 이걸 확! 이것들이 돌았나...하면서... 응 괜찮아 사다줄게..이러고 (나중에 시니어 디자이너가 미안하다고 뭐 사다주긴 하더라)
폴란드 사람들이었는데 동유럽 사람들이 영어 정말 못하는데...지들도 못하면서 얼마나 내영어가지고 지*들을 하는지 시간이 날때마다 영어가지고 전화받을때 이렇게 해야지 나도 처음에 그렇게 말했는데 그러면 안돼..나는 그렇게 말하라고 백인들한테 배웠는데...참내.. She's talking on the phone. She is in another line.이 뭐가 어쨌다고 쉬즈 토킹 언더폰은 너무 informal하다면서 전화영어를 뽑아 주는거다. 나중에 보니 내영어 못하지만 그부분은 아니었다. 재수없어재수없어..
그러다 일이 떨어지고 사장 부부는 온갖 사람들에게 살살거리며 겸손해지기 시작했고 나는 일이 확 줄었다. 사실 두번째 직장 오면서는 면접 콜도 많았는데 여기서 시간낭비 하면서 말이 디자이너지 비서취급 받는것도 싫고 이제 이쯤 다녔으니 불러주면 감사하다고 아무데나 안가도 될 것 같았다.
시니어 디자이너는 도면이 문제가 아니라 그사람이 CNC 머신을 다룰 줄 알아서 그사람없이는 제작이 안되는 사람인데 그사람과 나에게 일을 나눠주기에는 본전 생각이 나는 것도 같았다. 나는 회사가면 또 딴짓하고 이런 타입이 아니어서 시간이 너무너무 안가는거다. 일이 없으니까. 그래서 요즘 일이 너무 없어서 내가 그만둬야 할 거 같다. 그랬더니 그때는 그새 정도 좀 들고해서.. 요즘 일이 너무 없긴 한데.. 회사가 이런 정체기때문에 무너지면 되겠니 우리 회사 디자이너 너하나인데.. (시니어는 머신을 다루기는 해도 그사람은 정말 회사에서 멀리 살아서 자잘한 일들을 모두 처리하지는 않았었다) 정말 내적 갈등이 심했나보다.
그러고 일주일이 지나니 미안해 아무래도 당분간은 우리가 너를 afford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면서 막 우는거다. 사실 그 여자 사장은 인정도 없고 좀 앞뒤 다른 면이 있는데 여자다보니 좀 그때그때 감정에 충실한 편이었다. 딱 나를 좋아해서는 아니었다. 만만한 누구하나 필요한거지. 여자 사장은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면서 추천장을 잘 적어두었다. 그래도 이 직장에서 모기지도 받고 집도 사고 고마운 직장이기도 했다.
추천장을 받았으니 다음직장으로 건너 뛸수는 있겠지만 이제...다음직장은 무조건 3년이상 버틸수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이제 몇달몇달 건너뛰기에는 너무 늙었다..

두번째 Reference Letter 이런거 안받고 한군데서 일하면 너무 좋겠지만 어쨌든 이런게 있으니 세번째 직장은 모두 골라 갈 수 있었다 이곳에 착실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지 이런게 은근 먹히더라

때려친적도 없었고 온갖 수모를 다 참았다. 다 늙어도 주말에 영어 책 한자라도 읽으며 입시생처럼 살았는데 어쩌면 나는 이렇게 운도 지지리도 없고 겸손한 타입도 아닌데 겸손한척 살고.. 남편은 한번에 취업 잘되서 진짜 해잘드는 좋은 자리에 모니터 여러개 두고 연말되면 선물도 따박따박 받아오고 보험도 다되고 매니저도 드럽게 구는 법이 없던데.. 영어도 나보다 못하고.. 그사람은 잘만 풀리는데 나는 왜캐 힘드냐고.. 남편이라도 잘되면 좋은건데도.. 노력도 더 했는데 하나님이 나만 고생하게 하시는 것 같았다. 항상 나는 왜 돌고 돌아가야 하는건지...

시간이 지나보니 결론은..


1. 잘린다 하더라도 버틸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돈주는 학교려니..선생님들은 다 엉망인걸로..
2. 남는 시간에는 하드웨어등 회사 업무를 더 자세히 보며 내가 모르는 것들을 리스트업한다.
3. 내가 디자이너로서의 소양이 있기만 했다면 그 회사가 망하는 순간에도 함께 하는게 디자이너여야 한다. 잘렸다면 그만큼의 소양이 없기 때문이지 어쩔수 없는 상황때문은 아니라는거.. 아직 내가 채워야할게 많구나 깨달아야 한다.
4. 너무 쉽게 이 길은 내길이 아닌가보다 나이가 너무 들었나보다 포기하지 말것. 대부분의 소양은 시간을 지나며 채워지는 것이지 그렇게 재능이 필요한 직업은 아니다보니 너무 내일이 아니라고 속단하는 것은 아니다. 일이 좋을 수는 없지 않을까? 내가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하면 내가 부족한 소양때문에 겪었던 창피함은 노력으로 채울 수 있다.
어쨌든... 지나고 보면 필요한 시간이었다. 포기하면 안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