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 Canada

캐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취업-2 (후반부 간증있음)

CAKO 2022. 5. 9. 02:35

그래서..여차저차해서 지금 직장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초라한 사무실.. 의자를 꺼내주기는 하는데...영...좁기도 하고..유리벽 사무실에 큰 애플 컴퓨터가 눈에 삼삼했다. 이건..너무 비교되지 않나..아직..토론토 다운타운 인테리어 포지션에서 최종 연락을 받지는 못한 상태였고..면접을 보러 가 앉았는데..사람은 서울로 가라고 하지 않던가..연락오면 바로 토론토에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사장님은 마음은 좋아보이고..사장 딸이라며 왔다갔다 하는 직원은 영 표정 좋지 않고.... 매니저도 말투는 친절한데...뭐랄까..기분이 묘하게...재수가 없었다. 사장님은 우리 회사가 규모가 꽤 큰편이고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들은 세계 최고의 고급 레지던스만 한다고 했다. 캐나다 로컬 잡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지금 자기 디자이너가 임신을 해서 맷리브로 떠나는데..사실 맷리브가 아니고 영영 떠나게 될거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거기 와주면 되는데 당분간 자기들이 하는 쇼핑몰에 집중을 해주면 좋겠다고 당장이라도 출근을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취업이 된다면. 쇼핑몰은 하이엔드 쇼핑몰이고 어쩌구 저쩌구 하길래 나는 이력서 보면 알겠지만 경력도 짧고 그런 큰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맡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내가 적임자가 아닐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 디자인은 모두 끝이 났다고 그냥 있는 그림 따라 그려주면 되는거라고 했다. 그 쇼핑몰 아키텍트가 워낙 까다로워서 우리가 손댈게 없고 그사람 손그림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고 할 정도로 모든 일이 끝이 났다고 했다. 그러다가 또 다른 면접자가 있으니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취업이 됐다는거야 말았다는거야.
어쨌든 끝나고 나올 때 연락을 준다고 했으니 취업은 안된 상태.. 그런데 묘하게 기분이...썩 좋지는 않았다. 영어가 그날따라 잘 풀리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말이 안통하는 느낌이었고.. 발음 별로 나쁜거 아닌가 같은 단어도 계속 sorry? 하고 되묻고.. 아 그럼 미안하지 않게 대강 때려잡든가 뭐 중요하지도 않고 귀에 담아 듣지도 않을거 같은데 왜자꾸 되묻고 이지*.
나도 다른 회사들로부터 하나하나 연락이 오고 있었기 때문에..그날따라 신들린 언어 실력을 보여주며 면접을 봤던 놀스욕 캐비닛 회사에서는 다시 연락이 와서 생각을 다시 해보라고 또다른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그전에 와달라고 연락을 받았는데 멀다고 남편이 거절하라고 해서 거절했었다.그럼 면접은 뭐하러 보러갔나..첨에 놀스욕 그렇게 먼지도 몰랐다. ) 그래도.. 시니어 디자이너 택도 달아준다 하고.. 허영심 많은 내 마음을 쿡쿡 찔렀다.

그러던 중에 홈디포도 연락이 오고...속속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다른 캔디데잇이 있어 그러는데 혹시..보내주는 도면을 완성해줄 수 있냐고.. 사실..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어떤 일을 하고 내가 역량이 되기나 하는지 시험을 보고 싶기도 했다. 집에서 볼래 여기 나와서 볼래 하고 묻길래 집에서 봐서 보내겠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받아서 도면을 그렸다. 작은 주방이었다. 그전에 하던 일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몇가지 도면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옵션을 얹어서 그림을 그려서 보냈다. 다음날 연락이 왔다. 니가 보낸 도면을 사장님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사장님이 원하던 것의 97% 정도를 다 충족시켰다고.
97% 뭐냐? 회사는 세상 시골 회사같이 생겨가지고 뭔 시스템 있었던가? 어쨌거나 시험 잘본거는 좋은거니까. 몇시간 걸렸냐고 해서 한 서너시간 걸렸다고 했더니 일단 자기 회사 임금에 준해서 4시간 쳐서 돈을 주겠다고 하며 돈을 줬다. 길에서 주은 느낌도 나고.. 당장 가족과 뭘 사먹었다.

그래 97프로고 돈도 주고 그래서 뭐 어떻다고? 98프로가 있으니 넌 노땡큐라는건지. 하지만 잘했다는건지..뭔가 티미하구만. 졌잘싸 이런건가.. 아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데 전화가 왔다.
식사 하자고..매니저와 사장님 둘만 나오겠다고..아 뭐 공장이 크긴 했는데 사무실 그지같고..뭐라고 일케 복잡한건데..나 말못한다고 무시하냐? 나도 지금 몇군데 취직 이미 됐거든? 거절도 하고 있고 이런데..왜캐 들었다 놨다 하는데!!!! 너네 내 승질 아직 모르지? 라고 말하지 않고 정중하게 약속을 잡았다.
스위스 샬레라고 그냥 그런 보통 식당인데 정말 점심을 먹자는데 밥이 넘어가겠나 나는 콜라를 마셨다. 또 이전에 들었던..회사자랑을 실컷 하고,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고 언제부터 출근이 가능하냐고 했다. 그래서 나도 다른데 몇군데 되기도 했고 이런저런거 해달라는 것도 많았고 이거저거 니들도 따졌으니까 나도 막 말해도 되겠지 싶어서 급여는 얼마 밑으로는 힘들다 말을 하고(그때는 철이 없어서 그정도면 많다고 생각해서 업계에서 받는거보다 좀 더 불렀다. 그때 더 불러야했어 더불러야했어.. 그때 간뎅이가 작아가지고...) 각종 컴펜세이션은 뭐가 있냐고 묻고(의료보험, 연금, 휴가....등등)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싶은말 다했다. 그랬더니..키작은 사장님이 조건을 모두 들어줄 수 있다고 가능한한 빨리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하셨다. 나도 다른데 된 데들이 있어서 일단 정리 하고 이주 안으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어차피 취직되면 콩쥐차럼 일만 할텐데.. 이때라도 가오를 잡아보자) 그리고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렇게 갑자기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날따라 영어도 더 버벅거려서 진짜 개콘 블랑카처럼 영어를 하고..
그들의 흔들리는 눈동자들을, 나는 다 느낄 수 있었다. 얘랑 뭐 되겠나... 근데 왜 뽑냐.. 나는 왜 느낌 이상한테 자꾸 여기로 맘이 가냐.. 이상하게 이사람들하고만 있으면 영어가 더 쭐고 있냐.. (요거보다는 쪼금은 더 잘한다 이것들아)
갑자기 사장님이..(여기부터 간증) 교회는 다니니? 하고 물어보셨다. 훅 들어오시다니..나 교회얘기 하면 약해지는데...어쩐지.. 맘 가드라니.. 교회 다니면.. 좀 더 덜 싸가지없이 협상할걸...
사실은.. 자기 회사는 크리스천 회사라고 물론 자기도 크리스천이고..너도 크리스천이니? 하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사실 나는 아시안과 일을 해본적이 없고 귀도 한쪽 어둡다. 대체로 미국에 있어서 전화로 일을 많이 해야 하고, 회사에서 프로덕션 매니저와 니가 하나가 되서 일을 해야 하는데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해서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인데 이런 챌린지를 해도 되는지 고민했다고 하면서 한번에 연락을 못줘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갑자기 내 할말 다한 미팅 시간이 좀 후회가 됬다. )
사실 매니저와 프로덕션 매니저가 이 중요한 포지션에 언어가 완전하지 못한 너와 일을 하는게 가능할까 우리 입장에서 고민을 하긴 했는데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너를 뽑으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런데 다들 응답이 잘못됬다고 해서 시험을 보냈는데 생각보다 니가 정말 잘 봤고, 물론 너와 경쟁하던 다른 캔디데이트도 역시 크리스천이었고 남자이기도 해서 그쪽으로 모두 마음이 기운 상태였는데 다시 기도를 하는데, 분명히 하나님이 지금 이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바로 너라고 응답을 주셨다고 했다. 사실 그때는 어쨌거나 내 랭귀지를 모욕하는 말이었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사장님이 진실함이 느껴졌었다. 그리고 마지막 결정을 내리려고 책상에서 일어서시는데 책상에서 서류가 하나 떨어졌는데 내 이력서였다고 했다. 하나님이 이렇게 강하게 사인을 주시는데 나를 뽑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고.
나중에 알고 난 이야기지만 프로덕션 매니저가 사장님 아들인데 나 뽑으면 회사 그만둔다고 개 난리를 쳤다고 한다. 아들한테 딱 붙어있는 매니저는 사장님을 감시하려고 그날 함께 나온 거였다. 어쨌거나 사장님이 하나님이 그랬다고 고집을 엄청 피우셔서 내가 뽑혔다. 그런데 뽑고나니 더욱 언어의 장벽이 느껴지셔서 사장님도 진짜 현타가 오셔서 얄미운 말씀을 뱉어내기도 하셨다. 안되는 영어로 나도 대들어도 보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토론토의 멋진 사무실에서도 나오라고 연락이 왔지만...이상하게 하나님 이야기에 끌려서 거절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지금은 정말 사장님도 프로덕션 매니저도 인정을 해주어서 옛날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당시에는 정말 나도 드라마처럼 뭐가 변하기를 바라면서 정말 마음 고생도 많이했었다.
몇개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실수도 하고 배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전화도 나랑해야 더 빠르고 정확하다고 나에게 연락 항상 먼저들 해주고 말하지 않아도 내 일이 힘들까봐 잘 챙겨주는 좋은 사이가 되었다. 이제는 정말 하나님이 너를 보내주셨잖니..참 하나님이 신실하시다..하시면서 잘해주신다. 사모님도 사모님의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모두 나에게 잘해주신다. 가끔 오셔서도 니가 누구구나... 그래 고맙다 해주시고..(신기하게 이 회사에 온가족이 모두 드나든다.)외국에서 일하면서 사람이 나이스하기만 하면 바보 취급만 받고, 완급조절도 해야하는데 처음에는 아는 것도 없고 하다보니 첫째도 둘째도 공부였다. 도면이 오면 내가 안 읽은 글자는 한글자도 없이 하고 모르는게 하나도 없이 하자는게 내 목표였다. 일일이 점검하고 도면을 그리려면 시간이 부족했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는지도 모르고 지금까지 달려온 것 같다.

목표는 나중에 무시받지 않아야지가 아니라 내 도면에서는 내가 대답 못하는 건 하나도 없이 하겠다는 것이었다.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머무르지 않고 나이를 탓하지 않고 처음처럼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누군가 이런 일도 있으니,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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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취업 썰(임금협상과 나에게 맞는 포지션 고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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