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 Canada

동료에게 격려를 받았다

CAKO 2022. 8. 8. 09:32

월요일 아침..출근을 했는데..
키보드 위에 내 이름이 적힌 손글씨 카드가 놓여져 있었다.
얼마만에 받아보는 카드일까. 요즘 크리스마스에도 카드 한장 받을까 말까 한데..
몇 마디 적혀있지 않았지만 눈물이 났다. 목수아저씨하고 공장에서 샌딩해주시는 아줌마 부부인데.. 사탕도 주시고 쵸콜렛도 주시고.. 일하는 공간이 다르기 때문에 많이 만나지는 않지만 항상 따뜻한 분들이다. 영국 아일랜드 출신이시다. 사장님은 스카티시 베이스이시고 사모님은 아이리시..회사 사람들은 아이리시 계열이 많다. 같은 영국인데도 잉글랜드 출신 목수가 한 분 계신다. 자부심이 쩐다. 이곳에는 이민자들이 많은데 어째 우리 회사에는 이민자도 다들 영국 출신이라서 가뜩이나 힘든 영어 더 후지디 후지게 느껴진다.

카드를 주신 카펜터 아저씨 부부는 아일랜드 출신이신데 영국 안에서 약간 아웃사이더라고 하셨다. 나한테 가끔 옆에 오셔서 “너무 열심히 일하지마.. 니 몸만 상해.” 이러면서 가시기도 하고.. 별거 아닌데도 항상 왜케 생각해주는 마음이 전해진다.
목수 아저씨는 우리 회사 목수 장이시기 때문에 내도면을 가지고 일을 한다.
공장에 사람이 많이 있어도 도면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분은 서너 사람밖에 없다.나머지는 엑셀 쉿이나 디렉션을 보고 일을 할 뿐이라서.
피니시 하는 사람들도 컬러나 터치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그저 주문용으로 엘리베이션 정도를 요구하지 도면을 보지는 않는다.


목수, 카펜터들과 디자이너의 기싸움은 대단하다.
목수는 실제를 모른다하고..디자이너들은 목수들은 디자인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탓을 한다.
캐비닛 디자이너는 항상 제작을 염두하고 도면을 그려야 한다. 일에대한 프로페셔널리즘으로 그래야 하는데..초반에는 사장님이 프로덕션에 너무 관여를 많이해서 요구하는게 많아서 자동으로 알아서 프로덕션을 위해 도면을 상세하게 그리기 시작하고, 카펜터들한테 설명도 자세히 하고 내가 총대를 매고 클라이언트에게 제작에 대해 중재를 많이 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카펜터들도 나한테 잘하고 알고보니 나랑 으르렁 댔던 프로덕션 매니저가 사장님 아들이다보니 클라이언트를 잘 상대해주는 나를 이해해주게 되고, 내 사정을 요즘은 가장 잘 이해해준다.
예전에는 일부러 하드웨어 가지고 와서 이거 이렇게 조립되는 거 알고는 있냐 등등… 기본적인거 가지고도 기싸움이 있었는데 요즘 하드웨어가 점점 복잡해지고 많아져서, 내가 미리 공부해두지 않으면 제작이 안되는게 많아서 나한테 많이 의지하게 되고.. 나도 열심히 공부했다.
하드웨어 책은 봐도 봐도 짜증나고 싫었는데..다 급하면 하게 되나보다.
원래 내가 본바탕은 안그런데 영어로 하니까 사람이..차분해지고.. 신중해지고.. 척박한 이민살이로 인해.. 하나님께 의지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쫌 착해진 날이 많아져서인가….관계가 많이 좋아졌다.
자연스럽게 제작팀에서 나한테 힘을 실어주니, 서로 많이 돕게 되고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이상적인 상황이다.
이전 회사에서 디자이너하고 카펜터들 개싸움 하는거 진짜 많이 봤다.
그때 나야 늙기는 했어도 풋풋해야하는 주니어였기 때문에 내가 싸울일은 없었다. 다들 너는 저런 시니어 되지 말라고 말이나 들었다. 상황따라 누구의 잘못을 말할 수도 있었지만…결론은 서로 관계가 좋지 않으니 될일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건 인간사 어디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소처럼 일을 했더니 시니어가 빨리 되었는데 이전 회사에서 여러 번 봐왔던 말도 안되는데 개싸움은 나에게 사치인 것 같아서.. 최대한 온건한 입장을 취하며 일을 하는데… 지난번 포스팅에 적었듯이.. 한번 무섭게 해대고 나니.. 서툰 말로 난리를 피우니 왠지..사실 더 잘 말하고 싶은데 열받으니까. 막 한국말이 튀어나온다. 뭐? 참내.. 아놔..막 이런거. 남편에게 말하니.. 느낌상으로는 MO*****FU***** 같은 느낌준다고.. 역시 가닥이 있어서 그런지 한두 단어를 말해도 무섭다면서.. 주의를 주었다. 정말 사람이 거듭나기는 너무나 힘이 들구나.
요즘 일이 많기도 하고 내 휴가랑 조율을 좀 해야해서 할 일이 너무 많았는데, 지금 프로덕션에 들어간 물건들이 속을 썩이고 있는 중이다.
워낙복잡한 일이기도 하고 클라이언트가 까다로운데, 사장님이 각.별.히. 신경쓰는 토론토 거장이시라서…
지난주에 공식적으로 열 번 이상의 체인지를 거친 것인데 사장님이 갑자기이게 왜이렇게 프로덕션이 되냐고 하는거다. 이런식으로 하면 제작이 힘이 든데 그래도 이렇게 하겠냐고여러 번 물었는데 걱정을 말라고 하셨고, 현장 매니저도 제안을 했는데 거절하는걸 내가 다 봤는데...물론 이런 일이야 비일비재하지만 계속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정말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도면을 수정하고 점검하고 수십번을 했는데..치수가 1/8" 도 아니고... 4"가 넘게 차이가 나는 걸 보니.. 내잘못도 아닌데..그냥 화가 치밀었다. 표정관리가 안되고.. 자기 경험이 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디렉션을 줬을 리가 없다는거다. 현장 매니저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더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도면을 바꾸는거야 해보려고 했는데..이런 무의미한 논쟁도 그만 하고 싶다고 차갑게 말하니.. 니잘못이라는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 다 세임페이지인걸 보려고 했다..어쩌구..
그놈의 Same page..Same page...그날은 정말..지쳤었나보다. 표정관리가 정말 안됐는데... 이게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문 작업이었는데.. 저놈의 문 꼴도보기 싫다. 크고 무겁고... 일 많고 계산할거 드럽게 많고.. 문마다 힌지가 네개씩 들어가는데 힌지 개당 도매가 700불.. 손잡이 500불. 자물쇠 400불..미쳤나. 정말.. 비싼거도 비싼거지만 계산하고 두께 계산하고 클리어런스며 정말 돌아버리겠다.
프로덕션 매니저와 카펜터들이 왔다. 분위기가 이상하니..뭔지 안다..니가 고생이 많다고 와서 위로를 하는데..오늘은 내가 좀 힘들다 하고 조용히 사무실로 향했다. 뭐 사장님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그날은 나빴다. 사
그래..직장생활은 역시 나랑 안맞나 싶고.. 돈도 더 받아야 할 거 같고..죽을 지경이었다.
그런데..이런 스윗한 편지라니... 아줌마, 아저씨께 너무 고맙다.
사실.. 회사에서 요즘 일이 나한테 너무 몰리고 있어서 많이 힘들었는데... 아직은 그만둘 때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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