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인 in Canada,US

핸드드로잉이 아직도 먹힌다-미국인테리어디자인

CAKO 2022. 5. 3. 23:10

우리 회사는 미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부자들의 집들만 하고 있다. 수백억씩 하는 집들도 있다보니 아키텍트 (Architectural drawing) 도면 무게만 해도 엄청나다. 캐비닛 프로덕션 페이지만 해도 백페이지는 넘기가 쉽다.
일자랑을 하려는 건 아니고.. 고급 레지던스들이 많으니 대단한 인테리어들이 나온다.

우리 인스톨러도 이렇게 보내주면 좋은데...빌더들이 이런 사진 우리한테 잘 안보내 주니까 내가 올리는 사진은 대부분 칙칙하다

그런데 의외로 이 업계가 3D를 그렇게 반기지 않는다는 것. 물론 클라이언트들에게 디자인 사무실에서 3d를 제공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건 옵션일 뿐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놀라웠다. 이 회사에 처음 왔을 때 처음으로 맡은 일이 쇼핑몰이었다.
웨스트 팜비치에 있는 하이엔드 쇼핑몰인데 소방법 개정으로 인해 지금 홀드 되어 어린이 매장만 오픈하고 올해 여성복과 남성복 매장은 더 큰 사이즈로 오픈하게 되었다. 아마 나의 연말은 이 쇼핑몰과 함께 하지 않을까 예상은 하는데.. (그림은 모두 어프루브 되었지만 일하시는 분은 알겠지만..도면 어프루브는 전체 일의 10%나 될까…아..나도그림만 그리고 싶다.) 어쨌든.. 그 대단한 쇼핑몰에 대단하지 않은 아키텍트가 작업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어쨌거나 그 대단한 분은 모든걸 손으로 그리신다 아직. 팔토시를 끼고.. 그리고 그 회사는 3D 도면은 제공하지 않고 2D 수제 도면만 제공하고 손님이 줄을 선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줄도 안섰는데 클라이언트가 그사람하고 일하라 해서 하는거지만..(그사람이 내 도면을 보고 자기 평생 본 최고의 도면이라고 하며 한번에 승인을 주었다. 이 자랑 꼭 하고싶다.. 그런데 이 아키텍트한테 인정받고 나 쫌 레벨 업되나 했는데 클라이언트랑 싸워서 다시는 그들과 일을 하지않는다니…아쉽다..진짜 까다로운 사람이었는데…이제 겨우 나좀편해지나 했는데..내 인생에 드라마는 없어..) 손으로 그리는 도면은 내 인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쩌다보니..내가 우리 회사 벙크베드(이층침대) 담당이 되어 있었는데......

어쨌거나 사장님이 나를 도와주신다고 너 요즘 너무 바쁘지.. 그래서 내가 미리 다 그려뒀어. 그냥 캐드로 옮겨 두라며 도면을 건내주셨다. 인보이스를 보니… 미국달러 2만불이 넘는데… 이천만원이 넘는 돈인데 아무런 사이즈도 없는 이 사진을 보고 만불을 바로 입금해준다. 그림이 어메이징하대..어디가??? 요즘 자꾸 그림을 주신다. 도와주신다고...


이러면 나는 스케일자로 다 재고 확인하고.. 여튼.. 핸드드로잉에 애정이 뿜뿜이시다. 자기 스케일자 쓰라고 하셨지만 얼마전에 그걸로 입에 물고 자대고 그리시고 등긁는거 봐서 절대 안건드린다. 마음은 고맙지만 절대 마음만 받겠다.

뭐 이런식으로 여러 개가 붙어 있거나..어쨌든.. 손님 방에 이런 벙크베드와 화장실들을 쭉 설치해서 디자인을 하고 하는데(벙크베드 페이지를 준비중이다.)…어찌되었건 저런 페이지는 디페일 페이지도 많이 필요하고 프로덕션에 고민할게 많아서 요즘같이 복잡한 일이 많을 때는 좀 스킵하고 싶고..그동안 벙크베드를 많이 했으니 이제 다른 사람을 주면 좋겠는데 마치 내가 무슨 벙크베드 전문가인 것처럼 자꾸 맡기신다. (아는 언니는 이렇게 노예가 되어가는 거라고 하는데…맞는 말이다.)


나는 이거 받아가지고 스케일 자를 가지고 몇인지 다 재고…사실… 대강 보면 스케일은 나오지만 나름 1.5이런 사이즈도 있는데 이런 그림으로 식별하기가 너무 어렵다. 시간이 좀 있으시면 인스피레이션이 있으시다고 자꾸 수제 도면 주시는데.. 솔직히…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자꾸 도와주신다고…좋은 분인데… 마음은 고맙지만
그리고 인스톨러들..그들은 3D도면 질색을 한다. 무조건 2d캐드.
항상 느끼지만 경험 이기는 장사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비싼 집을 하면서 손으로 문지른 해칭들 연필라인들을 보고 우리 캐비닛을 상상하고 믿고 거래가 된다는게 신기하다.
나의 꿈도 내 이름 찍힌 도면이면 일단 믿고 간다. 그거 하나 생각하고 도면을 그린다.
아무것도 없는 사장님 도면 때문에 확인할 것이 많이있지만 배울게 끝이없다걸 배우게된다 .

그래도 만들어두면 이런 맛진 공간이 된다


아침에 저거 있던데.. 나한테 올거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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