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in Canada

캐나다 눈폭풍(Blizzard)

CAKO 2022. 1. 18. 07:23

 캐나다에 온지 이제 9년이 되었다. 처음에 왔을 때 겨울이 얼마나 매서운지 한국에서 산 운동화며 옷들이 전부 염화 칼슘으로 하얗게 변하고.. 너무너무 추워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떻게 다른 엄마들은 그렇게 잘도 지내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아기는 너무 어리고 처음에 차를 어떻게 사야할지도 산다해도 차에 문제가 생겼을때 어떻게 해야할지 모든게 쉬운게 없었다. 외식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아이들은 너무 어렸다. 차가 없을때 아이 분유 사러 가까운 곳을 가는데 그 가게까지 걸어가는데 가게가 나올때마다 들어가서 몸을 녹이고 또 나와 걷고 또 들어갔다 걷고 그랬었다.. 왜 이렇게 청승맞은 기억만... 그리고 이제 세월이 흘러 모든 게 익숙해지고 이곳이 이제 한국보다 편하다고 버릇처럼 말을 한다. 그 때는 눈이 오는 것도 너무 무섭고 눈이 녹는 것도 그렇게 징글징글 했다. 이 곳은 눈이 왕창 온다기보다 소복소복 소리없이 24시간을 넘게 꾸준히 쭉 내려서 엄청나게 많은 눈이 쌓이곤 했다. 어깨만큼 쌓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 때는 콘도에 살았었기 때문에 실내 주차장도 있고 그렇게 눈걱정을 하지 않았다. 다운타운에 가까이 살기도 했었고 눈을 빨리 치워주곤 해서 역시 캐나다는 눈을 잘 치워준다고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언젠가부터 눈도 많이 오지 않고 지구 온난화 때문인가 하면서 아쉬워했다. 

 우리는 몇년전에 주택으로 이사를 왔는데 눈이 많이 온 적은 있어도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세상에 어제밤부터 눈이 왔는데 정말 쉬지도 않고 미친듯이 와서 온동네가 통째로 막혀 버렸다. 큰 길도 아직 치우지 못한것 같다. 오늘 나는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했다. 내일도 재택 근무를 할 것 같다. 

 큰 길이야..눈차가 치워준다지만.. 집앞 주차장이며 길은 우리가 치워야 해서 남편과 열심히 치우고 아이들은 신이 났다. 이렇게 많이 온적은 없어서 우리는 삽이 하나밖에 없었다. 양푼을 가지고 와서 남편을 돕는 나를 보더니 앞집 할머니가 우리거 갖다 쓰라고 다 빌려주셨다. ( 그 옆집에 소방관 아저씨가 사는데 그 할머니가 좀 편찮으셔서 항상 착한 소방관 아저씨가 다 해주신다. 그 할머니는 우리한테 그 삽 다 주셔도 될 것 같다.) 

터널을 만든다고 했다
결국 저것밖에 남지 않았지만 정말 덩어리진 눈을 저렇게 깎아내서 오지 원주민 소녀와같은 얼굴이 되었다

 오늘 밤에도 내일도 온다던데.. 내일은 회사는 가지 못할 것 같다. 회사에는 실내주차장이 없다. 회사에서 있는데 눈이 와버리면 눈을 치우고 오는 것도 문제고.. 이번주에 회사는 가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집에서 종일 아이들과 남편과 지내는 것도 아늑하고 좋았다. 한국말로 이런걸 눈보라라고 한다고 하니 이렇게 무섭게 오는데 이름이 참 예쁘다면서 블리자드보다 훨씬 좋다고 앞으로 눈보라라고 부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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